질병본부 27일 밝혀…콜레라균 유전자 WHO 등 데이터와 불일치…해외 유입·해수·지하수 오염원 가능성

■ “콜레라 환자 2명 같은 세균에 감염”…유전형이 일치, 질병관리본부 27일 발표 …거제에 콜레라 균 유행 가능성 제기돼

지난 22일과 24일에 확진된 두 콜레라 감염 환자는 같은 콜레라균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두 번째 국내 콜레라 환자로 확인된 70대 여성에게서 나온 콜레라균을 분석한 결과 이 세균의 유전형이 첫번째 환자와 같은 것으로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 콜레라균 유전자지문 분석 결과
질병관리본부의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로는 이 두 환자는 경남 거제시를 들렀거나 산다는 것 이외에는 공통점이 없어, 거제에서 콜레라 균이 유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거제 근처 바다에서 콜레라 균이 번식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나, 현재까지는 바닷물 검사에서 콜레라 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이 두 환자의 콜레라 균은 국내에서 유행한 적이 없는 유전형으로 국외 유입 등 여러 가지 감염 경로가 있을 수 있다”며 “추가로 환자가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거제에 거주하면서 콜레라에 감염된 김 모(여·73)씨는 거제 앞바다에서 잡아온 삼치를 지난 13일 먹었다. 다음날인 14일에 교회에서 점심을 먹은 뒤 설사 증세를 나타냈다. 지난 17일 병원에서 진료받은 뒤 증상이 호전돼 24일 퇴원했다.

이에 앞서 광주에 사는 첫 번째 환자 정모(59)씨도 거제를 여행하면서 전복회(완도산)와 간장게장(파키스탄산), 농어회(중국산) 등을 먹었다가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추정됐다.

두 환자의 콜레라균은 질병관리본부가 보유한 83개 균의 유전자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보건 당국은 중국에서 들여온 양식 횟감을 의심하고 있다.

콜레라의 경우 수분을 적절히 공급해 주면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며, 탈수 등 증상이 심하다거나 할 땐 항생제 치료가 일부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 역시 항생제 치료로 호전된다.

수액을 공급하는 주사나 항생제 등이 개발되지 않았던 1900년대 초반에는 사망률이 다소 높았지만, 현재는 적절하게 수분 공급만 해 줘도 사망률이 1% 이하다.

이번에 국내에서 콜레라균에 감염됐던 두 환자 역시 모두 3~4일만에 설사 증상 등 콜레라 감염 증상이 없어졌으며, 특히 2번째 환자는 70대 고령에 뇌경색 등을 앓았지만 콜레라 감염에서 완치돼 퇴원했다.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 균이 분비하는 독소로 설사가 생기며, 날 것 또는 덜익은 해산물,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오염된 식품 등을 통해 전파된다. 증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면서 쌀뜨물 같은 설사이며,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나 복통이나 발열은 거의 없다.

감염이 됐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치료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면 대부분 개선되며, 항생제 치료는 중증인 경우에만 권고된다. 하지만 장 운동을 억제하는 지사제 등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콜레라를 예방하려면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은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음식물은 충분히 끓이거나 익혀서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 손씻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예방백신은 면역효과가 불충분해 권장되지는 않는다.


■ 질병본부 "콜레라 유력 진원지 해수오염 변별에 2~3일 소요"

[일문일답] 조은희 감염병감시과장 등 2명…제3의 해외 유입도 아니라면 지하수 주목

15년 만에 국내에서 콜레라 환자 2명이 발생한 원인으로 유력시되는 해수 오염 조사에 2~3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해수에서 균을 추출·배양해 항체와 병원성 여부를 검토하는 검사를 진행한다.

곽효선 질병관리본부 수인성질환과장은 26일 오후 열린 콜레라 관련 컨퍼런스콜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은희 감염병감시과장도 "콜레라 환자 2명의 유전형이 일치했고 해수 오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한다"며 "해외유입에 따른 제3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콜레라 역학조사에 대한 질병관리본부 일문일답이다.

○ 해수 오염을 조사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나.
- 곽효선 수인성질환과장 : 식약처에 리얼타임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법을 사용하면 3시간 정도면 가능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균을 분리해 동일 여부를 확인한다. 균을 배양해 검사하는데 2~3일 정도 걸린다. 항체와 병원성 여부 등을 다 살핀다. 그래서 조금 더 시간이 걸린다.

○ 바닷물에서 균이 검출 안 됐다. 어패류 오염과 가능성은.

- 조은희 감염병감시과장 : 해수(오염)에 대해 일괄적으로 해양수산부에 요청해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역학조사 결과가 다 나오지 않았지만 통영 시장이나 거제 식당에 대한 환경검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

○ 플랑크톤에 있는 균이 어패류로 옮겼을 가능성은 없나.
- 조은희 : 그동안 설정한 세 가지 가설 중 동일 균주(유전자형)가 일치하면 확률이 높을 수 있다.

○ 제3의 인물에 의해 해외에서 유입돼 전파될 가능성, 후부군 등이 있나.
- 조은희 : (콜레라)균이 한국과 해외에서 보유한 데이터와 일치하지 않았다. 현재 WHO(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본부에 유전자 비교 분석을 의뢰했다. 중요한 것은 거제 식당과 교회가 반대편에 있다. 한 곳은 동쪽 다른 곳은 서쪽에 있다. 둘이 연관성이 있어 교회에서 예배를 본 사람들이 거제 횟집에 다녀갔는지 역학조사 중이다. 또 콜레라에 대해 증상이 없을 수 있어 다각적 채널을 포함해 확인 중이다.

- 곽효선 : 유전자 분석은 디엔에이(DNA)를 일정 효소로 처리하는 TFG 유전자 검사법을 사용한다. 거기에서 일정한 분류가 이뤄진다. 그 분류가 동일한지 아닌지 확인한다. 역학조사에서 환자들 간 비교를 진행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확인한다. 2001년부터 이 검사법을 확립했고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 제3의 감염자가 있을 수 있나. 지하수 오염 등에 따른 확산 가능성은.
- 조은희 : 해수 오염과 어패류, 제3의 감염자, 거제 식당과 교회의 관계 등을 살펴보고 있다. (현재는) 지하수 오염은 확률이 낮다. 두 번째 감염자가 물을 이용한 음식을 먹었는데 여러 채널을 통해 역학조사 범위를 넓힐 것이다.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면 알리겠다.

○ 두 번째 감염자가 먹은 어패류는 어느 지역에서 잡은 것인가.
- 조은희 = 농어는 중국산, 삼치는 인근에서 낚시로 잡은 것이다. 간장게장은 파키스탄, 전복은 완도산 등으로 원산지가 정리돼 있다. 다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 거제 앞바다에서 잡은 어패류는 없나.
- 조은희 : 멍게 등이다. 회를 (식당에서) 시키면 각종 어패류를 서비스한다. 그걸 유통한 업체까지 역학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 해수 오염에 따른 대규모 확산 위험은 없나. 거제에서 잡은 멍게 등의 경로는 확인했나.
- 조은희 = 거제 횟집 등의 검체를 조사 중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취합해 설명하겠다. 다만 현재는 많은 가능성이 공전한다. 너무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면 자칫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 거제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할 수 있지 않나.
- 조은희 : 가능성이 있지만 같이 어패류를 먹은 사람들 중 한 사람만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 한다. 기저질환이 있으면 열 증상이 있을 수 있다.

○ 환자가 발생한 해당 횟집에 대한 조치는.
- 조은희 : 식품위생법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이다. 그 횟집에서 감염원이 밝혀지면 시설을 폐쇄할 근거는 있다. 검토 후 조치하겠다.

○ 콜레라균 유전형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WHO(세계보건기구) 데이터와도 일치하지 않는다면.
- 조은희 : 해외 유입과 해수 오염이 아니라면 지하수 문제를 고민해봐야 한다.

○ 향후 방역대책은 어떻게 진행되나.
- 조은희 : 오염원 역학조사와 제3의 인물에 의한 해외유입 및 전파 가능성, 가능성은 낮지만 지하수 문제 등 세 가지 가설을 세워 조사 중이다. 지하수도 조사할 것이다. 얼마나 환자가 발생할지는 1~3단계로 나눠 조사하고 대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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