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80억 달러…삼성, 60억 달러…대우, 사무직 순환 '무급 휴직'

▲ 삼성중공업(왼쪽)과 대우조선해양 야드 전경
■ 조선 빅3 2017년 수주 목표 하향 조정…대우조선, 80억 달러 내외…삼성중, 60억 달러 전후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형 조선 3사는 내부적으로 60~90억달러 수준의 새해 수주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호황기를 거치면서 대형 조선 3사의 수주목표는 항상 100억달러 이상씩이었고, 올해도 마찬가지였으나, 수주실적이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에 머물면서 목표액을 크게 낮춰 잡은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초 사업계획에서 19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공개했다가 목표달성률 50%를 하회해 공시위반에 걸릴 상황이 되자 지난달 95억달러로 수정 공시했다. 11월 말 현재 누적 수주액은 71억달러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새해 수주 목표액을 올해 대비 대폭 축소할 전망이다. 올해 초 수립한 수주목표는 108억달러였으나, 지난달 말까지 수주액은 15억5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 회사 역시 새해 수주목표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6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초 125억달러의 수주목표를 수립했다가 지난 5월 정부에 제출한 자구계획안에서 3년간의 목표치를 올해 53억달러, 2017년 53억달러, 2018년 59억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 11월 말까지 수주실적은 5억2000만달러로 목표 달성은 물 건너 간 상황이지만, 내년에는 목표치를 자구안보다 다소 상향해 60억달러 이상으로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내년 수주는 올해보다 좋아지긴 하겠지만, 올해가 워낙 바닥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낫다는 것이지 시장 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다”면서 “더구나 올해 수주부진이 내년 실적에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올해보다 배는 더 고픈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적자 최소화로 한 해 버티기 전략

조선업계에서는 내년에 대형 조선 3사 대부분이 적자를 내는 분기가 몇 차례씩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뚜렷한 실적회복을 통한 그동안의 부진 만회보다는 적자를 최소화하며 한 해를 버티는 게 조선업체들의 새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불황을 버틸 수 있는 힘은 ‘감량’에서 나온다. 대형 조선 3사 모두 올해 대규모 자구안 실행을 통해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인 상태다.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2016년 기업구조조정 추진실적 및 향후계획’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5월 제출한 총 3조5100억원의 자구계획에서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지난달 말까지 총 1조9700억원을 이행해 56%의 이행률을 기록했다. 인력조정 규모는 3500여명에 달한다.

새해에는 각 사업부의 분사를 통해 전문화와 경영합리화를 꾀한다. 내년 4월부터 조선·해양,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그린에너지, 서비스사업 등 6개사로 분사되면 기존 차입금을 나눠 배정함으로써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시켜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출 수 있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5조3000억원의 자구계획 중 1조5200억원을 이행해 29%의 이행률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잡은 자구안 이행목표 1조4600억원은 초과 달성한 상태다.

인력은 직영 2000명을 포함, 계약직까지 총 80000명을 줄였다. 내년에는 올해 수주실적 부진을 고려해 7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을 이행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총 1조5000억원의 자구계획 중 6000억원을 이행해 40%의 이행률을 달성했다. 인력조정 규모는 1500명 수준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 조선업계가 예전과 같은 호황을 다시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 하에 생산능력 축소와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전체적으로 덩치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설령 유가 상승 등의 효과로 조선업 경기가 더 좋아지게 되더라도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가 많이 좁혀진 상태라 기존 덩치를 가지고는 생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삼성重 해양플랜트 등 내년 1분기 수주 가시권…현대重·대우조선은 정부 발주 기대

선박 수주 물꼬가 내년부터 트일 전망이다. 공공선박 조기발주와 친환경선박 교체수요, 해양플랜트 건조계약이 가시화되면서 하반기부터 회복 사이클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빅3’는 주력선종인 가스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해양플랜트에서 각각 경합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조선사들의 수주회복을 위해 군함과 경비정, 기타 관공선 등의 발주를 앞당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방위사업청과 해양경비안전본부로부터 잠수함 1척, 경비함 1척 등 2척을 수주하며 7000억원을 벌어들였다. 현대중공업은 특수선에서만 6척(1조6000억원)을 수주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8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해군의 차기 고속상륙정(LSF-Ⅱ) 2척을 1524억원에 수주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해군의 항무지원정(HUB) 2척을 비롯해 차기고속정(PKX-B) 3척을 낙찰받았고, 국민안전처로부터 500톤급 경비함 5척 수주하며 올 하반기에만 12척의 함정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선박 배출가스 규제를 대비한 친환경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박 발주와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해양플랜트 수주 재개가 가시화될 전망으로, 각 주력선종별로 대형사들과 중소형사 수주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은 대부분의 선박 건조가 가능하지만 특히 LNG선과 LPG선 등 가스선과 1만TEU급 이상 초대형컨테이너선, 30만DWT 이상 탱커 및 해양플랜트 등에 강점을 갖고 있어 각 선종을 중심으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플랜트 역시 STX조선을 제외하면 '빅3'만 인도 실적을 갖고 있다. 해양플랜트 등 내년 초 수주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것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사 ENI가 진행하는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해양플랜트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 연내 계약을 기대했으나 내년 초로 넘어간 상태로, 최종 낙찰 시 25억달러(약 3조원)를 벌어들이게 된다.

이 외에 영국BP사가 발주하는 12~13억달러 규모의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와 노르웨이 호그LNG사로부터 LNG-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 1척 수주가 유력하다.

러시아 국영선사 소브콤플로트(Sovcomflot)가 발주할 2억달러 규모의 중형 유조선(4척)과 러시아 야말 LNG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8억달러 규모의 LNG선(4척) 수주도 인수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일반상선과 더불어 대형 군함 및 잠수함에서 추가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2020년 선박 황산화물(SOx) 규제로 정부가 LNG선박 건조 역량을 높이기로 하면서 LNG추진선 등에서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해체량 증가, 노후선박 발생, 2018년 선박평형수 등 친환경선박 이슈로 바닥을 보였던 선가가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화주들은 내년 선가를 저점으로 보고 상반기 이후부터 발주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 대우조선해양, 1월부터 사무직 무급휴직...매달 300여명 안팎 시행

대우조선해양이 고정비 절감을 위해 내년 사무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달씩 무급 순환휴직을 시행키로 한 가운데, 1월에 사무직 300여명이 첫 번째 순서로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조선 대형 3사 모두 자구계획에 무급 순환휴직을 포함하긴 했지만, 실제 실행에옮기는 것은 대우조선해양이 처음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하고 직원 개인별 휴직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다. 지난 6월 당시 내년 1월 무급휴직을 신청한 직원 수는 350여 명이었다. 이달 초조직개편이 있었던 까닭에 세부 조정을 하고 있지만, 인원수에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순환 무급휴직은 대우조선해양의 직영인력 약 1만1200명 가운데 사무직 임직원 4700명(42%)에 대해 실시하는 것이다. 매달 300여명 안팎이 번갈아가며 회사를 쉬게 되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회사는 내년 한 해만이 아니라 경영정상화가 되는 시점까지 계속해서 무급휴직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라며 "무급 순환휴직의 종료 시점은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무급휴직 기간 회사에 나와 근무하는 일이 없도록 전산망 접속을 차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전체 직원의 58%에 달하는 생산직의 경우는 무급휴직 대신 연차휴가를 모두 소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인건비 절감을 할 예정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연말까지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임직원 수를 1만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히고 분사와 희망퇴직을 추진해왔으나, 결국 1만명 이하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지원조직 분사를 통해 연내 2000명가량을 감축할 예정이었으나, 사내 정보통신시스템을 담당하는 ICT 부문 150명의 분사만 완료됐을 뿐이다. 다른 부문의 분사는 내년 초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말 330여명이 정년퇴직을 했고, 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12월 한달간 희망퇴직을 계속 신청 받고 있기 때문에 연말을 기준으로 전체 임직원 수가 1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까지 줄어들게 된다고 대우조선해양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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