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정책 수립의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는 '정확한 관광객 집계'…정부 기준에 맞춰야

▲ 추후 조성예정인 장목관광단지 조감도(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관광산업 기본정책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기초 자료로 삼는 것은 해당 지자체를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일 것이다. 한 해 몇 명의 관광객이 해당 지자체를 방문했다는 자료는 관광 산업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석(原石) 수준의 자료가 될 것이다. ‘원석(原石)’을 가공해, 더 많은 관광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관광객은 1인당 평균적으로 얼마의 돈을 쓰고 지역 경제에 얼마만큼 기여하는 데, 관광객을 몇 명 더 유치해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하자는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게 될 것이다.

거제시는 지금까지 한 해 동안 거제를 방문한 관광객과 또 분기별로 통계를 내는 관광객 수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통계 원칙과 기준을 따랐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런데 거제시의 분기별, 1년 단위 관광객 수 집계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운영하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 통계 기본 툴(TOOL) 지키고 있지 않음이 드러났다.(1월 16일 본사보도)

‘관광지식정보스시스템’이 뭐 그렇게 대단한 것이라고 굳이 따를 필요가 있을까 반문할 수 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는 우리나라 관광 현주소를 비롯해 전 세계 관광 현주소가 총 망라돼 있다.

특히 국제관광객 통계, 국내관광객 통계, 국내여행실태조사, 외래여행실태조사, 관광사업체기초통계조사, 관광산업통계, 관광숙박업등록현황, 관광사업체현황, 관광예산‧인력현황, 관광 산업 전망, 전국 주요 관광지, 관광단지, 관광단지, 문화관광 축제 등에 관련된 상세한 자료가 갖추어져 있다. 그야말로 관광에 관련 모든 통계를 가장 ‘과학적’으로 조사‧분석‧활용하는 곳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가 거제시 관광객 통계 집계 자료와 정부 집계 자료에 차이가 왜이렇게 많이 나는지를 살펴봤다. 2013년과 2014년의 차이 나는 원인을 더 깊게 살펴보고 싶어도 거제시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자료가 부정확해 비교하기 어려웠다.

2013년 관광객은 지식정보시스템과 거제시 집계는 297만명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3년의 경우 거제시 관광객 집계 자료에는 3/4분기와 4/4분기 관광지 관광객 집계 자료가 ‘똑같고’ 중첩돼 있는 곳이 드러났다. 관광지 16곳의 관광객 집계 수가 1년 동안 27만3,171명으로 3분기, 4분기 똑 같게 나와 있다.

또 남부면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 관광지는 붙어있다. 바람의 언덕을 둘러본 관광객이 신선대도 대체로 다 둘러본다. 그런데 2013년 관광객 집계자료에는 신선대 78만9,248명, 바람의 언덕 85만6,716명으로 조사돼 있다.

또 계룡산 같은 경우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는 4만7,995명이 등록돼 있음에 비해 거제시는 57만6,000명으로 집계했다. 도선(지심도)도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는 15만864명으로 조사돼 있는반면, 거제시 자료에는 23만6,551명으로 차이가 있었다. 자료가 부정확해 ‘한 걸음 더’ 들어가 차이 나는 원인을 찾아보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2014년의 경우도 관광정보시스템 상 주요 관광지 집계는 486만명1,103명이고, 거제시 집계 자료는 688만2,441명으로 202만1,338명의 차이가 난다. 2014년의 경우 거제시 관광객 수 집계자료 중 일부 관광지는 한해 동안 몇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일부 누락돼 있어 ‘비교 평가’가 어려웠다.

그래서 2015년 두 곳의 관광객 집계 자료를 기준으로 차이나는 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2015년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관광객 집계 관광지로 등록된 곳은 34곳이다. 유로 25곳과 무료 9곳이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서 34곳의 관광객 집계 숫자는 553만6,436명이다.

거제시는 관광정보시스템에 등록된 34곳 외에 6곳이 더 추가돼 40곳에서 조사됐다. 추가된 곳 중 관광객이 95만915명으로 조사된 ‘대명리조트 등’은 ‘등’에 관광지 몇 곳이 추가됐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최소 40곳에서 조사된 관광객 집계수는 721만8,884명이었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과 거제시 집계와는 168만2,448명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리조트, 호텔 등에 부대된 골프장, 스키장, 물놀이장 등 부대 시설은 관광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이에 반해 리조트, 호텔은 관광지로 보기 않고, 관광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호텔 리조트 등은 관광지를 방문하기 위해 머무는 곳이지 관광지 그 자체는 아니어서 관광객 집계 통계에서는 뺀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제시는 ‘대명리조트 등’을 관광지로 분류해 95만915명으로 관광객으로 합계를 했다. 대명리조트에 물놀이 시설인 ‘오션베이’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오션베이는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이나 거제시 관광객 집계에서 따로 떼내 2015년에 20만6,222명이 방문했다고 집계를 내놓았다.

▲ 2015년 비교표
▲ 경남 관광객 비교표
한 가지 더 의아스러운 것은 거제시는 경남 주요 기초 지자체와 비교해 ‘관광객 입장객 조사지점’이 월등히 많았다. 경남 주요 11개 도시를 비교한 결과, 관광객 입장객 평균 조사지점은 10곳이었다. 이에 반해 거제시는 34곳으로 평균보다 3.4배 많았다. 해당지자체마다 조사지점이 너무 작아 실제 방문한 관광객을 누락시키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조사지점이 많다는 것은 관광객 집계가 ‘중복’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관광객 허수가 생길 수 있다.

경남 주요 도시 2015년 관광객 수 집계를 살펴보니 평균적으로 231만이었다. 관광정보시스템 상 통영시 다음으로 554만명이다. 그런데 거제시 자체 관광객 통계는 722만명이다. 2015년의 경우 경남도 주요 도시 평균보다 약 500만명이 많은 수치다.

이렇듯 어떤 연유인지 ‘관광객 부풀리기’가 몇 년 동안 진행되고 있었음은 부인키 어렵다. 관광객이 많은 것처럼 보이면 투자유치에 유리하지 않겠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허수 관광객’을 믿고 수백억, 수천억원의 투자했다고 치자. 그런데 투자 시설을 완공한 후 어찌된 영문인지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면 투자자는 누구를 원망할까?

조선산업을 더 어렵게 만든 이유는 실적 부풀리기, 분식회계 등으로 조선산업에 내재된 문제점을 은폐‧엄폐해 왔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안에서 썩고 병들었던 것이 곪아터진 격이다. 관광객 부풀리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제적으로 관광객은 많이 오지 않았는데, 관광객 많이 온 것처럼 숫자로 ‘분식(粉飾)’울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경남은 관광특구가 2곳이고, 관광단지는 한 곳 밖에 없다. 거제시는 관광특구도, 관광단지도, 전국 대표축제 하나 없다.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거제시 관광 발전 전략’을 세우자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거제시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관광정책, 관광상품이 확 띄지 않는다. 외도보타니아는 민간이 일군 결과다.  

거제시의회는 거제관광산업활성화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올해 1년 동안 한시적으로 활동을 한다. 특위 첫 회서 전기풍 특위 위원장은 “원활한 특위활동을 위해 거제시 관광정책과 관련된 자료 일체를 집행부에 요청키로 했다. 거제시가 추진하는 관광정책이 뭔지를 알아야 우리가 보완하고 보탤 내용을 협의할 것 아닌가”고 최근 언론인터뷰서 밝혔다.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내우외환의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번 기회에 지금까지 몸에 맞지 않았던 ‘관광객 거품 옷’을 과감하게 벗어던져야 한다. 거제 관광의 현주소와 실상을 은폐하는 잎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엽락(葉落)해야 한다. 다음은 체로금풍(體露金風)이다. 모진 가을바람에 정직하게 서야 한다. 그리고 지금부터 ‘거제 관광 나무’에 북을 돋우고 거름해야 한다. 실현가능한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 튼실한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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