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룡 아주동발전협의회 회장
아주동 주민의 숙원인 신청사 건립이 아득하다. 시는 향후 청사 건립 일정을 명확히 수립하지 못했다고 지난 17일 밝혀, 시가 지난해 공표한 2019년 7월에 신청사를 개청한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신청사 개청이 언제쯤 될까. 시의 지난해 신청사 건립 추진 일정을 보면 신청사 건립에 최소 3년이 걸린다. 2018년부터 추진한다고 가정하면 신청사 개청은 어림잡아 2021년쯤으로 추정된다.

왜 이토록 신청사 건립이 제자리걸음일까. 시가 신청사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가 벌써 4년째인데도 행정력 오작동으로 인해 아직도 첫 단추인 신청사 입지조차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 도대체 어떤 걸림돌이라도 있는 것일까? 시장은 주민 이견을 하나의 이유로 들고 있다. 과연 그런지 그간의 신청사 입지 결정 추진과정을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신청사 입지 결정 절차가 시작된 것은 2014년 3월 초이다. 시장은 동장에게 입지 결정(추천)을 지시했다. 동장은 어찌 된 영문인지 자생단체에다 떠맡겼다. 이 자생단체는 전체 주민 의견수렴절차도 없이 어떤 기준인지 유독 어린이공원 2곳만을 후보지로 검토하여 자생단체 회원(23명 참석)끼리만 모여서 한 곳을 입지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반대와 주민 간 갈등만 유발되었다. 그런데도 동장은 해결은커녕 '주민 다수가 원하고 공감하는 입지를 결정한다'는 시의 원칙에 어긋나는 입지를 받아들여 시장에게 추천했다. 시장은 이를 보류하고 동장에게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새로 부임한 동장이 입지 결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신임동장은 전임동장과 달리 직접 나섰다. 거론되거나 가능한 '후보지 7곳'을 놓고 두 차례의 주민설명회를 여는 등 제대로 된 주민 의견수렴절차를 밟았다.

2016년 5월, 동장은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인 가운데 편익, 소요 예산, 도시개발계획 등을 고려하여 주민 다수가 원하고 공감하는 한 곳인 '근로자복지회관 인근'을 신청사 입지로 결정했다.

그러나 시장은 "근로자복지회관 인근 입지의 경우, 일부 주민들이 도심 외곽에 있고 가파른 경사도로 인해 노약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등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것을 이유로
동장이 결정한 신청사 입지를 결재하지 않았다.

이는 시가 누차 밝히고 일관되게 견지한 '주민 다수가 원하고 공감하는 입지를 결정한다'는 원칙과 '시가 주도적으로 입지 결정에 나서는 것보다 아주동(장)이 자체적으로 논의하여 입지를 추천하고 시가 이를 검토하여 결정한다'는 방침에 어긋난다.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접근성 문제는 이미 두 차례 주민설명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신청사 입지 바로 그곳에 게이트볼장, 인근에는 초등학교까지 있어 접근성 문제가 입지 결정에는 걸림돌이 아니라는 주민들의 의견과 주장이 우세했었다.

동장도 신청사 입지가 도심에서 걸어서 몇 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이며 대다수가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현실인 점과 향후 지리적 여건상 순환 버스 운행이 불가결하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신청사 입지가 오히려 고질병인 주차난 해소 등 편익이 많다는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고 답변하여 접근성 문제를 갈무리했었다.

따라서 신청사 입지에는 게이트볼장, 풋살경기장, 체육공원, 바로 옆에는 노인대학 등이 입주한 근로자복지회관, 아래에는 공설운동장이 있고, 신청사 입지와 같은 경사도의 위치에는 초등학교 두 곳, 중학교, 고등학교, 아파트 단지가 있는 여건과 동장의 설명과 답변을 보더라도 일부 주민들의 접근성 문제 제기는 궁색하고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시장의 신청사 입지 결정 결재를 막은 일부 주민들이 누구인지,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는지, 아니면 비공식적으로 시장한테 직접 민원을 제기했는지, 이들이 원하는 입지는 어디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주민설명회에서 접근성 문제를 제기한 주민들이 2015년 전임 동장이 결정한 신청사 입지인 어린이공원(국민건강보험공단 거제지사 인근)을 반대하고, 자신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앞 어린이공원(상업지역 옆)을 애초부터 계속 신청사 입지로 결정해 달라고 주장한 터라 접근성 문제 제기가 공익보다 눈앞의 사익 추구로밖에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데도 시장은 일부 주민들의 접근성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결재하지 않았다. 이는 시장이 그간의 신청사 입지 결정 과정 등 실정을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아니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선거에서 표를 의식하는 선출직 공무원의 한계 때문이거나 문제해결능력과 결단력의 결여라고 밖에 달리 지적할 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결국, 주민들이 더욱 나은 삶을 위해 잠시 위임한 시장의 막강한 권한이 되레 주민들의 신청사 건립 소망을 짓누르는 걸림돌이 되어 '권한의 주인'에게 고통을 안긴 셈이다.

지금의 아주동 주민센터는 1992년에 지어져서 비좁고 주차 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1만 명 이상 늘어난 2만 6천여 명의 인구에 비해 걸맞지 않다. 주민들은 도시개발사업으로 이런 상황이 예견되었는데도 미리 대처하지 못한 시의 안일한 행정력을 원망하고 질타하면서도 그동안 신청사 건립만 학수고대하면서 불편을 참아왔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신청사 완공일이 언제인지 모른 채 또 하루하루 수년을 그런 불편과 고통 속에 살아야 한다. 이토록 절실한데 어찌 불만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최근 만나는 주민마다 이구동성으로 신청사 하나 제때 제대로 짓지 못하는 현실을 한탄하면서 어쩌다 아주동이 이렇게 되었나 하고 저절로 시장에 대한 볼멘소리까지 흘러나온다.

시장은 지난 3년이 입지에 대한 비용 편익 분석 등을 검토하여 입지를 결정하는데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도 부족했는지 지금도 장고(長考) 중이란다. 아마 올해를 넘길 모양이다.

선택에는 100점짜리는 없다. 단지 선택한 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노력이 있을 뿐이다. 시장은 하루라도 빨리 주민에게 기쁨을 주는 현명한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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